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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입시] 2024 3월 학력평가 - 국어 문학 24-26번 작품

by 언젠가 파리 2024.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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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김기림, 태양의 풍속

태양아
다만 한 번이라도 좋다. 너를 부르기 위하여 나는 두루미의 목통을 비러오마. 나의 마음의 무너진 터를 닦고 나는 그 위에 너를 위한 작은 궁전을 세우련다. 그러면 너는 그 속에 와서 살아라. 나는 너를 나의 어머니 나의 고향 나의 사랑 나의 희망이라고 부르마. 그리고 너의 사나운 풍속을 쫓아서 이 어둠을 깨물어 죽이련다.


태양아
너는 나의 가슴속 작은 우주의 호수와 산과 푸른 잔디밭과 흰 방천에서 불결한 간밤의 서리를 핥아 버려라. 나의 시냇물을 쓰다듬어 주며 나의 바다의 요람을 흔들어 주어라. 너는 나의 병실을 어족(魚族)들의 아침을 데리고 유쾌한 손님처럼 찾아오너라


태양보다도 이쁘지 못한 시(). 태양일 수가 없는 서러운 나의 시를 어두운 병실에 켜놓고 태양아 네가 오기를 나는 이 밤을 새워 가며 기다린다.

 - 김기림 (1908-?) 1930년대 모더니즘, 

 - 자연물 '태양'을 소리 높여 부르는 행위 = 태양을 곁에 데려오기 위한 화자의 간절한 마음

 - 태양 : 시적 화자가 추구하는 새로운 정신

 - 시상 전개 방식 : 어둠과 밝음의 대립적 속성을 가진 시어들을 활용=명암의 대립

                             (아침-밤)

 - 색채어 : 푸른 잔디밭, 흰 방천 = 화자의 내면

 - 시간성 : 간밤, 아침, 밤

 - 두루미의 목통 : 화자가 태양을 소리 높여 부르기 위해 필요한 것 = 태양을 데려오기 위한 화자의 간절함

 - 간밤의 서리 : 부정적인 속성, 화자가 자신의 가슴속에서 없애고자 하는 대상

 - 나의 바다의 요람을 흔들라 = 태양의 기운으로 화자의 내면에 생명력을 힘껏 불러일으켜 주기를 바란다

 - 서러운 나의 시 = 태양의 속성을 갖추지 못한 시 = 새로운 시 정신을 갖추지 못했음

 

(나) 천양희, 마음의 수수밭

마음이 또 수수밭을 지난다. 머위잎 몇 장 더 얹어
뒤란으로 간다. 저녁만큼 저문 것이 여기 또 있다
개밥바라기 별이
내 눈보다 먼저 땅을 내려다본다
세상을 내려놓고는 길 한 쪽도 볼 수 없다
논둑길 너머 길 끝에는 보리밭이 있고
보릿고개를 넘은 세월이 있다
바람은 자꾸 등짝을 때리고, 절골의
그림자는 암처럼 깊다. 나는
몇 번 머리를 흔들고 산 속의 산, 산 위의
산을 본다. 산은 올려다보아야
한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저기 저
하늘의 자리는 싱싱하게 푸르다
푸른 것들이 어깨를 툭 친다. 올라가라고
그래야 한다고. 나를 부추기는 솔바람 속에서
내 막막함도 올라간다. 번쩍 제정신이 든다
정신이 들 때마다 우짖는 내 속의 목탁새들
나를 깨운다. 이 세상에 없는 길을
만들 수가 없다. 산 옆구리를 끼고
절벽을 오르니, 천불산(千佛山)
몸속에 들어와 앉는다
내 맘속 수수밭이 환해진다.

 - 천양희 (1942- )

 - 화자의 내면을 '수수밭'에 비유, 공간화

 - 화자의 시선 : 땅 - 산 위의 산 - 하늘 = 혼란스러운 마음을 정리하고 심리적 안정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감각적으로 표현

 - 색채어 사용 : 하늘의 자리 싱싱하게 푸르다

 - 시간성 : 저녁

 - 산 옆구리 : 내적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세상에 속한 공간

 - 내 막막함도 올라간다 = 내적 혼란을 극복하기 위한 분투의 과정

 - 공간적으로 상하 대립적 시어 : 하늘-땅

 - 수수밭이 환해진다 = 화자가 심리적 안정을 느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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