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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클래식

[클래식-음악가11] 리스트 - 19세기 여성팬을 몰고 다닌 관종(?) 아이돌

by 언젠가 파리 2024.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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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와 친구들 : 책을 들고 있는 빅토르 위고, 남장을 한 쇼팽의 연인 상드, 파가니니 어깨에 손 올리고 있는 로시니 등

 

1. 프란츠 리스트 (Ferencz Liszt, 1811 ~ 1886)

  리스트는 18111022일 헝가리 전통적 귀족인 에스테르하지 후작의 집사였던 아담 리스트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그의 아버지는 후작의 악단에서 첼로를 연주하고 합창단에서 노래를 부르기도 할 정도로 음악을 좋아했고, 아들 리스트에게 여섯 살이 되던 해부터 피아노를 가르쳤습니다. 사람들은 일찍부터 싹트기 시작한 리스트의 천재적 재능에 놀라 그의 아버지에게 천재 소년에게 전문적인 음악 교육을 시키도록 권유했고, 그리하여 리스트는 베토벤의 제자였던 체르니(네~ 그 체르니 맞습니다)에게 처음으로 전문적인 피아노 교육을 받았고 이어서 베토벤의 스승이기도 한 살리에리에게 화성과 작곡을 배우게 됩니다. 이렇게 기본기를 갖춘 리스트는 1822121일 빈에서 12세의 나이로 최초 연주회를 열었는데, 리스트의 연주를 감상한 청중들은 천재 연주자의 등장에 열광했다고 하네요.

  화려한 데뷔 신고식 후, 1823년 파리에 진출한 리스트는 음악원에 들어가고 싶었으나 파리 음악원은 이국인의 입학을 거절했습니다. 하지만 파리 사람들은 이 이국인에게 주목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리스트는 파리 사교계의 스타가 되었으며, 바이올린의 파가니니와 함께 마침내 유럽 음악계의 총아가 되었죠. 10년 동안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동안 리스트의 명성은 점점 높아져 피아노의 하느님이라는 칭송까지 듣게 되었고, 리스트의 연주회는 몰려드는 청중들로 인해 언제나 초만원의 성황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끊임없이 음악활동에 매진하던 리스트는 18867월 영국을 거쳐 프랑스에서 최후 연주 여행을 가던 도중 감기에 걸려 급성 폐렴으로 7 31일에 급사하고 말았습니다.

2. 음악가들과의 인연

  제자인 체르니가 자신의 제자가 연주한다고 초대하자 베토벤은 천재가 나타났다는 소문에 마음이 끌려 12세 소년 리스트의 데뷔 음악회에 참석하였습니다. 그 연주를 듣고는 헝가리인 리스트를 ‘터키인’으로 착각한 베토벤이 '이 터키인 꼬마 녀석아, 참 대단한 놈이구나하면서 그의 뛰어난 연주 실력에 탐복하며 입을 맞추었다는 유명한 에피소드가 있습니다. 

  이후 1830년에 리스트는 쇼팽과 베를리오즈를 만났고, 쇼팽을 파리 악단에 소개하기도 했고, 그 후 많은 연주자들에게 기회를 주기도 하는 등 리스트는 시크한 외모와는 다르게 엄청 다정한 사람이었다고 해요.

  또한 리스트가 여행 중에 어떤 마을에 도착했을 때, 리스트의 제자 연주회가 있다는 포스터를 보게 되는데 가난한 피아니스트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한 이 거짓말에 마을 사람들이 리스트에게 당신의 제자 연주회에 가지 않냐고 말하자 리스트는 그 연주회에 가서 피아니스트에게 속성 레슨을 한 후 리스트의 제자라는 당신의 프로필이 거짓이 아니라고 오히려 격려해 주었다고 하네요. 

3. 쇼맨십의 귀재 

  리스트가 전반기에 작곡한 곡들은 서정적이고 점잖은 곡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1832년 파리에 콜레라가 창궐해 사망자가 속출하자 당대 최고의 거장으로 인정받던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가 자선콘서트를 개최했는데, 이 연주회에 관람을 갔던 21살 리스트는 파가니니의 화려한 바이올린 기교에 완전히 매료되었습니다. 그 이후 리스트는 피아노에서 익힐 수 있는 최고의 테크닉을 연마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극악의 난이도를 뽐내는 피아노 곡을 작곡했지요(오늘날에도 리스트 곡은 피아니스트들이 피하고 싶으면서도 도전하고 싶은 곡이죠).

  그 이후 리스트의 연주회는 한층 더 과감해지고 화려해 졌는데요. 당시에는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악보없이 연주하는 것은 매우 건방진 행동으로 여겨졌는데, 리스트는 약 50곡 정도의 작품을 악보도 보지 않고 연주를 하거나, 끼고 있던 가죽 장갑 벗어 관객을 향해 던지거나 손을 흔들어 보이는 듯 각종 쇼맨십으로 많은 청중을 매료시켰습니다. 준수한 외모에 화려한 연주력에 매너까지 갖춘 리스트는 여성팬들을 몰고 다니며 많은 염분을 뿌리는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돌처럼 인기가 많은 연주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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